수학에서 정의나 증명을 보면 체(field)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거기서 말하는 체가 무엇일까요? 이번 시간에 알아봅시다.
정의
기본적으로 체는 원소를 0으로 나누는 것을 제외한 사칙연산을 할 수 있고 그 결과가 해당 집합에 속한 집합을 말합니다.
프리드버그(S.Friedberg)가 저술한 선형대수학에서 정의한 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체(field) $\mathit{F}$는 두 연산 $+$ 와 $\cdot$ (덧셈과 곱셈)이 주어진 집합이다. $x, y \in \mathit{F}$의 순서쌍에 대하여 $x+y, x \cdot y$가 $\mathit{F}$에 유일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원소 $a, b, c \in \mathit{F}$에 대하여 다음 조건이 성립한다.
Linear Algebra : S.Friedberg, A.Insel, L.Spence, 5e
1) 덧셈과 곱셈에 대한 교환법칙 $a+b=b+a$, $a \cdot b=b \cdot a$
2) 덧셈과 곱셈에 대한 결합법칙 $(a+b)+c=a+(b+c)$, $(a \cdot b) \cdot c=a \cdot (b \cdot c)$
3) 덧셈과 곱셈에 대한 항등원 $0+a=a$, $1 \cdot a=a$인 $0 \in \mathit{F}$와 $1 \in \mathit{F}$(단, $1\ne0$) 가 존재한다.
4) 덧셈과 곱셈에 대한 역원 각 $a \in \mathit{F}$와 영이 아닌 $b \in \mathit{F}$에 대하여 $a+c=0$, $b \cdot d=1$인 $c \in \mathit{F}$와 $d \in \mathit{F}$가 존재한다.
5) 덧셈에 대한 곱셈의 분배법칙 $a \cdot (b+c)=a \cdot b+a \cdot c$
두 원소 $x+y$와 $x \cdot y$를 각각 $x$와$y$의 합(sum)과 곱(product)이라 한다. 3)에서 언급한 $0$과 $1$을 각각 합과 곱에 대한 항등원(identity element)이라 한다. 4)에서 언급한 $c$와 $d$를 각각 $a$의 덧셈에 대한 역원(additive inverse). $b$의 곱셈에 대한 역원(multiplicative inverse)이라 한다.
1), 2), 그리고 5)는 우리가 그동안 배워온 수학을 통해 무슨 의미인지 익숙합니다. 하지만 항등원과 역원은 무엇일까요?
항등원(identity element)
항등원은 어떠한 집합에 대해 임의의 원소 $a$와 원소 $e$를 연산한 결과가 $a$가 될 때 $e$를 연산에 대한 항등원이라고 표현합니다.
간단히 말해 연산의 결과가 $a$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하지만 한번 어떤 것인지 의미를 알면 생각보다 쉽습니다. 다음 예들을 봅시다.
덧셈에서는 어떤 수에 $0$을 더 하면 우리는 그 결과가 같은 값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0$이 바로 항등원입니다.
곱셈을 예를 들으면 우리는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같은 값이 나오는 것을 알죠. 이 $1$이 바로 곱셈에 대한 항등원입니다.
따라서 항등원은 연산에 대해 하나만 존재합니다. 하지만, 연산을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항등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역원(multiplicative inverse)
역원은 어떠한 집합에 대해 임의의 원소 $a$와 $x$를 연산한 결과가 항등원 $e$가 될 때 $x$를 연산에 대한 $a$의 역원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예를 보면 쉽습니다.
덧셈의 항등원을 예로 들어봅시다. $5$에 $-5$를 더하면 덧셈의 항등원인 $0$이 됩니다. 바로 이 $-5$가 역원이 되는 겁니다.
이번엔 곱셈의 항등원을 예로 들어봅시다. $10$에 대해 역원을 구한다 할 때 곱셈의 항등원은 $1$이죠. 따라서 $10$에 $\frac{1}{10}$을 곱하면 항등원인 $1$이 나오므로 $\frac{1}{10}$을 역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등원과 다르게 역원은 연산에 대해 여러 개가 될 수 있습니다. 덧셈의 역원만 봐도 $5$와 $10$에 대한 역원은 각각 $-5$와 $-10$이죠?
체의 예
그럼 이제 체에 대한 설명으로 돌아와서 이해를 위해 몇 개의 예를 들어봅시다.
우선 실수 집합 $\mathit{R}$은 일반적인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위의 조건들을 만족합니다. 그러므로, 체입니다.
유리수도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위의 조건을 만족하므로 체입니다. 그러면 자연수나 정수는 어떨까요?
자연수나 정수는 일반적인 덧셈과 곱셈에 대해 체가 아닙니다. 이유는 4) 덧셈과 곱셈에 대해 역원이 자연수 나 정수 집합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등원과 역원이 성립하는 조건 중 하나는 원소가 그 집합에 속하는 거죠?
자연수 $1$에 대한 덧셈의 역원을 예를 들었을 때 $1+c=0$가 성립하려면 $c$가 $-1$이어야 하지만 $-1$은 자연수 집합에 속하지 않으므로 4)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정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수의 경우에는 곱을 예를 들었을 때 영이 아닌 $b \in \mathit{F}$에 대하여 $b \cdot d=1$인 $d \in \mathit{F}$가 존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3$을 예로 들었을 때 $\frac{1}{3}$은 정수에 속하지 않으므로 4)의 조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Linear Algebra : S.Friedberg, A.Insel, L.Spence, 5e